만년필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만년필 이야기를 잎새넷에 포스팅하기로 했다.
오늘 소개할 녀석은 특별히 문구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한번쯤 들어봤을만한 영국의 PARKER사에서 나온 RIALTO이다.
요즘, 만년필에 부쩍 관심이 많다는 말에 아버지께서 선뜻 건내준 것이 이녀석과의 첫 만남이 되었다.
녀석과의 처음 만남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유니볼 0.28mm, 하이테크 0.3mm 등의 가는 펜을 주로 사용했던 필자에게
Fine촉임에도 불구하고 0.6~0.7mm정도의 굵기를 보여줬기에 그랬을지 모른다.
더군다나, 잉크를 잘 받아들이는 종이를 쓰기 전에 막무가내로 번저나가는 연습장에 시필을 해봤으니,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녀석은 내가 갖고있는 다섯자루의 만년필 중 최상의 부드러움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23k 금촉을 써본 것도 아니고, 금도금의 촉에 불과한 녀석이긴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한번쯤 써보게나라고 권했을 때 그 부드러움에 흠칫 놀라는 모습을 보니 그러긴 한가보다.
하지만 한없이 부드러운것만은 아니다. 펜촉을 재빠르게 돌릴 때 따라오는 잉크의 흐름은 힘이 실린 필체를 잘 살려주었다.
녀석의 촉은 매우 작다. 금속부위가 1cm에 불과할 정도이고, 폭 또한 무지 작다.
혹자는 녀석의 작은 촉 때문에 필기감이 떨어질 수 있다고들 하지만, 그것 보다도 잘 정제된 촉이라는 느낌을 더욱 받는다.
촉의 등에는 PARKER라는 문구와 8자무니 두개가 겹친 문양이 있고,
아래쪽에는 펜촉 굵기인 Fine의 앞글자인 F가 써있다.
물론 촉이 망가지면 저렴한 가격에 촉만을 구입해서 바꿔쓸 수 있다. (여러가지 굵기를 써보고 싶다면, 촉을 하나 더 구매하는것도 나쁘지 않다.
색상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무채색과 금색의 조화는 가히 내가 본 만년필 중 가장 아름답다고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비교적 얇은 그립부는 불만이기도 하다. 굵은 그립에 적당한 무게감이 있는 녀석을 들고 글씨를 쓸때 그 느낌을 받을 수 없지만, 태생이 얋고 부담없이 들고다니기 적합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하면 이또한 나쁘지 않다고 본다.
아래는 세부 사진이다.
아래는 나의 리알토에 장착?! 되있는 몽블랑의 블루블랙 잉크 병
병 하나의 만듦새까지도 아름답기만 한 이녀석의 매력에 푹 빠졌다.
검은듯하면서도 푸른 빛을 내는 녀석은, 문서 보존용으로도 적합할 정도의 내수력을 갖고있다.
적당히 마른 잉크 위에 흐르는 물에 다른 잉크에 비해 잘 번지지 않는다.
하지만 잉크의 굳음이 다른 녀석들보다 더 강한듯하다.
주사기를 이용해서 카트리지에 주입하다보면, 유독 이녀석이 들어간 바늘이 잘 막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아끼는 만년필에 녀석을 넣어준다면, 잘 쓰는것도 중요하겠지만 주기적으로 세척해 주는 것이 필수겠다.
이상으로 첫번째 만년필 리뷰를 마치겠다.
녀석들을 사용한 후부터 손글씨에 대한 애정이 생긴것을 보면,
어느정도 부담이 되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분명 제 값어치는 하는 것 같다.
손글씨를 사랑하는 것이, 곧 한글을 사랑하는 길임을 느끼고 또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