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지막

from Diary 2010/01/29 23:54

동기 민수와 남긴 마지막 근무복 사진


그렇게 마지막날이 오고 말았다.

2008년 3월 10일, 빡빡이 머리에 논산의 먼지 날리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시작한 군생활이 2010년 1월 29일 막을 올리게 되었다.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군생활에서의 아웃라이어였다고.

원해서 그런것도, 뭔가 도움을 받아 그런것도 없이 육군훈련소에서 생각치도 못했던 전경이 되었고,
그 안에서도 치열한 생존본능 하나만 믿고 하루하루를 죽기살기로 살았고,

우연찮게도 (물론 그때는 강제로 끌려왔지만) 최상급기관의 수뇌부에의 중책을 맡게되어 세상에 눈을 뜨게 되고, 내가 가지게 된 힘과, 그것에 대응되는 책임감속에서 전문성을 익혀나가고,

말을 거는것 조차도 무서울 정도의 높은 사람들과 마주치면서 그분들이 원하는 인간상을 알게되고,
어느순간부터는 마치 오래전부터 알아온 큰아버지, 큰어머니, 삼촌처럼 그들을 대할 수 있게 되었고,

남은 시간, 정말 최선을 다해 내 꿈을 이루고자 정성들여 노력했고,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내 곁에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에 대한 소중함을 깨우쳤던
근 2년간의 나의 군생활은 너무나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오늘, 전역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은사들을 찾아뵙고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식구들과 인사하며 청을 나올때 그 기분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개운하고 날아가버릴것같다는 커녕,, 아쉬움과 속상함을 한가득 안고 나오는 발걸음은 너무나도 무거웠다,

내 인생에 있어서 그 어느 경험으로도 얻지못할 귀중한 지혜를 얻게해준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바이다:)

못난 고참 끝까지 잘 따라준 우리 태환이, 인보, 덕기
내가 젤 좋아했던 쩡민이삼촌 형석이, 수환이 태훈이 원모,
세훈이 진우 민수 창범이 원재 영재형,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친해져본 배우 승우형과 수영이형
까불이 문일이, 헐크 성원이형

항상 챙겨주신 상황실의 이종칠실장님 이혁성주임님 김남형부장님, 김문석주임님 황인배부장님
강병식실장님 신삼녕주임님 이철민부장님,
우리 경비부의 김판욱주임님 신현모주임님 이영수부장님 김성민부장님 장대일부장님 김영배부장님
정웅기부장님 이승철부장님 최태용부장님 박연호주임님 조응준경사님 김문호부장님
타부서이지만 잘 챙겨주신 고평기경정님 이승우경정님 남병록서무반장님 박진해경장님 윤광호경사님 이수정경장님
항상 형처럼 대해준 지금은 뉴욕에 있는 정제용경임님

그분들의 눈엔 보이지도 않을만큼 까마득히 어린 나에게 무한한 친절을 배풀어주신 前이승현총경님, 홍영화총경님

최선을 다한 결과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신 우리 소대장님 김삼현경감님

그리고 이자리에 다 담기엔 너무나도 많은 우리 고마운 서울지방경찰청 식구 여러분들께
정말 좋은 추억을 갖게 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싶다.

그들이 있어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군인이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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