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시장경제주의자의 입장인 필자의 경제적 신념을 더욱 더 확고히 해준 책, 『MIT경제학, 보이지 않는 마음, 러셀로버츠』를 2년만에 다시 구해 읽어 본 뒤로(책이 절판되어 어떻게든 구해보려고 노력하다가 인터파크 헌책방에서 새책을 획득함!) 또다시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야가 생긴듯하여 기분이 좋다.
오늘 저녁에 문듯 든, 한창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SSM(Super Supermarket)의 출현으로 사라지는 소규모 슈퍼들'이나 '기업형 서점의 등장으로 사라져가는 동네 책방'에 대한 생각을 짤막하게 적으려고 한다. 예민할지도 모르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생각이니, 이 글은 지극히 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글이라는 점을 명시하겠다.
한 마을에 SSM이나 기업형 서점이 등장하게 되면 소규모 슈퍼, 서점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몇몇 시민들은 분명, 자본을 바탕으로 등장한 거대 세력으로 인해 서민들이 고통을 받는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마을에서 소규모 슈퍼, 서점을 몰아낸 직접적인 주역은 거대 기업이 아닌, 마을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거대 기업은 그 마을 사람들의 선호에 귀기울인것 뿐이다. 보다 저렴하게, 다양한 품목의 상품을 원하는 마을 사람들의 이기심이 그들을 쫓아낸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기심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상품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을 말한다.
만약 '동정심 한가득'이라는 마을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마을 사람들은 영세 상인의 마음을 헤아려 거대 기업이 마을의 슈퍼, 서점을 장악하는 것을 극도록 싫어한다. 그렇다면 거대 기업은 이 마을에 높은 리스크를 감당하면서까지 입점하지 않을 뿐더러, '동정심 한가득' 마을 사람들의 특성을 미쳐 알지못해 입점했다 하더라도 곧 철수를 하게 될 것이다. '동정심 한가득' 마을 사람들은 기존의 작은 슈퍼, 서점들의 주인의 마음을 헤아려 비싼 대가를 지불하면서도 이용할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은 '동정심 한가득' 마을 사람들 같지 않다. 그렇다고 "온 세상에 거대 기업이 만든 SSM, 서점으로 가득하면 모든 사람들은 행복할 수 있겠네!"라고 쉬게 끝날 문제도 아니다. '기업'이 등장하기보다 수억만년 더 오래된 '생태계'를 보면 그렇다. 생태계는 선캄브리아 시대 이전부터 수많은 종들이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먹이사슬을 이루며 지금까지 이뤄져 내려왔다. 사람들이 주로 먹는 쌀, 돼지고기, 소고기, 그리고 사람 이 네가지 종만이 있어도 생태계는 잘 돌아가겠지 하는 생각이, 시장엔 거대 기업의 '그것'만 있어도 충분해라는 생각과 그리 다르지 않다.
거대 기업의 등장에 있어서 나타날 수 있는 큰 문제점은 바로 '다양성의 사라짐'이다. 거대 기업은 자본의 힘을 시민들을 매료시키고 정치가들을 손아귀에 넣고, 심지어 제품 생산자를 선별할 수 있는데 사용할 수 있다. 그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 생산자는 더더욱 활성화 될 것이고, 반대로 그들의 의사에 반하는 생산자는 가차없이 시장에서 팽개쳐 질 수 있다. 하지만 거대 기업을 사랑하는 시민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단지 그들은 SSM에서 저렴하게 '선별되어' 판매되는 제품을 보면서, "역시나 이만한 곳은 없어!"라며 감탄하며 쇼핑할 뿐이다. 하지만 자본의 힘을 남발한 기업은 단기적으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시민들의 힘에 의해 쫓겨나지기 마련이다. 시민들의 힘은 그들을 배부르게 해줄 수도 있지만 말라 굶주리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거대기업이 굶주려 죽어버린다면 시장은 두말할 것도 없이 공항상태에 빠질 것이다.
'시장'과 그들의 이기심을 옹호했던 학자가 있는 애덤스미스이다. 이기심 가득한 빵집주인과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국부론'을 지은 그는 사실 경제학자이기 이전에 윤리선생님이었다. 우리는 국부론이 지어지기 훨씬 이전에 쓴 그의 저서 '도덕감정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을(도덕감정론에서는 시장 뿐만이 아닌 전반적인 사회였지만) 움직이는 힘에은 그 무엇보다도 도덕성이 선행된다는, 단순히 '국부론'에 나온 이기심 뿐만이 아닌, 기업을 비롯 한 시민들의 도덕적 행태가 뒷받침된 사회가 비로소 최적의 상태라는 그의 주장의 연장선이 거대 기업의 등장에 있어 나타날 수 있는 비도덕적 행태를 우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론을 내리자면,
- 거대 기업은 시민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여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가격에 공급하되,
- 우위를 선점함으로 얻은 힘을 제품 생산자를 무차별적으로 짖밟고 정치가들을 매수하여 거래의 공정성을 깨는 비도덕적 행위에 쓰기 보다는,
-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제품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신제품 개발에 앞장서는 등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비로서 자본주의는 그 본연의 힘을 200%발휘한다는 점이다.
KivaLaws-Webprint.pdf




